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울할 땐 뇌과학 - 진정한 자기 계발 도서

읽기

by hoonyrule5 2020. 6. 23. 09:30

본문

악성 프로젝트로 인한 과중한 업무와 복잡하게 꼬인 협업 이해관계 때문에 급기야 2017년 봄이 올 무렵 양극성 장애 (bipolar disorder)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투입된 일본팀의 PM이 3번이나 바뀌었고 팀원의 90% 이상이 정신과 상담을 다녔던, 아직까지 회자되는 악명 높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진단을 받았던 날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전에 출근은 물론이고 노트북 조차 만지기가 어려운 일종의 공황 상태. 정말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서 제 발로 동네 정신과를 찾아갔습니다. 급한 마음에 검색해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선택해서 바로 찾아갔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다행인 건 그날 최고의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대충 듣고 처방전만 써주는 그런 의사가 아닌 실제 도움이 되는 조언과 질문을 많이 던져 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주기적인 상담이 큰 도움이 되었고 물론 약물 치료도 같이 했었습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추스를 수 있게 되면서부터 회복에 대한 의지가 생겼고 과연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고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갖은 시행착오 끝에 찾은 방법들은 그렇게 획기적이거나 거창한 것들이 아녔습니다.

  • 규칙적인 취침과 기상
  • 운동
  • 명상
  • 독서
  • 웃기

의사 선생님께 이런 과정과 차도를 상세히 말씀드리니 이런 노력 자체가 이미 많이 치유가 된 상태라고 칭찬해 주셔서 더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사실 양극성 장애의 특징 중 하나가 칭찬에 쉽게 기분이 업된다 인데 아마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더 칭찬해 주셨겠지요.

하여튼 안정감을 주는 행위들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되어갔고 어느덧 완쾌가 됐습니다. 그리고 의식적인 반복이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지금은 매일 거의 (?) 자동적으로 실천 중에 있습니다.

이 책은 우울증이 어떻게 시작이 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울증 극복 방법의 작동 메커니즘에 대하여 설명해 줍니다. 제가 찾은 방법이 그대로 다 책에 나오니 뿌듯하기도 하지만 역시 인간은 생존 방법을 본능적으로 깨우치게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뭇 어려운 내용에 뇌에 관한 각종 용어가 나와 초반부가 버거울 수가 있으나 저자가 워낙 논리적으로 그리고 흥미롭게 내용을 전개하고 또한 번역도 매끄러와 정독, 완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설명이 위주인 책이지만 어떻게 보면 다른 각종 자기 계발서의 이론적 바탕이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종종 습관의 힘, 미라클 모닝 등 나름 유명한 자기 계발서의 내용들이 떠올랐습니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책이다 보니 정리가 필요한 듯하여 마인드맵으로 정리했습니다. 전전두피질과 변연계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우울증의 원인이고 어떻게 하면 부정 편향이 강한 변연계를 진정시키고 전전두피질이 주도권을 잡고 가게 만드느냐가 이 책의 핵심입니다.

혹시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불안감을 느끼고 뭔가 바꿔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  (0) 2021.11.25
치과의사 피트씨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  (0) 2020.01.05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